끄적끄적

나의하루는 4시30분에 시작된다 읽고....새벽기상

bandi.mom 2021. 3. 8. 06:13

새벽 기상에 관하여...

 

한 1년 전쯤  우연히 김유진 변호사의 유튜브를 본 적이 있었다~

그걸 보면서 "아 이 사람 정말 열심히 사네 " 하면서도 일찍 일어날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항상 침대위에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고 있었다

(심지어 그때는 이사 전이라서  집과 회사가 도보 15분이었다)

 

이런 내가 2월 23일부터 새벽기상을 시작하고 있다.

무엇이 나를 일찍 일어나게 만들고 있는걸까???

 

예전에 나는 간혹 일찍 일어나면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했고 간혹 주말 출근도 하고

야근은 집이 가깝다 보니 남들보다는 더 늦게 일하고 퇴근을 했다. 가끔 일이 많으면 집에서 가지고 와서도 

일을 했다. 그때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었고 더 잘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많이 바꿔놨지만, 회사에 대한 나에 생각도 완전히 바뀌었다.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고, 나는 도대체 일을 왜 그렇게 열심히 했었나 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자 많은 것들이 참기가 힘들어지고 우울증이 왔다.

 

아이 학교 때문에 이사하면서 출퇴근 시간은 1시간 30분이나 걸리고 학교를 안 가다 보니 아침/점심/저녁까지

다 챙겨야 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틈틈이 아이 수업도 챙겨야 하다 보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방전 상태였다.

 

그런데다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 한잔 하면서 수다 떠는 게 다인데 그거마저 못하게

되니 더 우울해지고 주말 외출도 자제하는 상황이 오자 내가 할 수 있는 건 집에서 남편과 마시는 술뿐이었다.

나는 게임도  잘하지도 못하고 즐겨하는 편도 아니지만 한 동안 전철에서 계속 게임을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아무 생각하기 싫어서...

이것도 금방 시들고 다음은 넷플릭스로 가서 국내외 드라마며 영화를 주구장창 보기 시작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기 겁났던 나는 열심히 현실도피를 했지만 우울감에 빠져나올 수는 없었다.

 

계속 이렇게 살 수 없었던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나의 우울감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하게 됐다.

나는 별다른 취미 하나 없고 스트레스를 술과 음식으로만 해소하는 40대 어른이 되어 버렸다.

그동안은 일하는 엄마로 집안일과 회사일을 하고 남은 시간에는 틈틈이 친구들 만나고 가족들과 나들이도 가고 

그냥 그게 잘 사는 것 같았다...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게 사치라고 생각했고, 그 시간에 밀린 잠을 자거나 집안일이나 회사일을 했다.

그렇게 방치됐던 내가 나를 만나데 걸리는 시간은 참 오래 걸렸다~

처음에는 단순 코로나 블루인 줄 알았는데, 올해  40이 되다 보니 그동안 생각만 하고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감이 밀물처럼 밀려와 나를 덮치고 나를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동안 알고는 있었지만 읽지 않았던 김유진 변호사님의 책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주문

해서 읽기 시작했다.

 

 

책 글귀에서 공감 갔던 부분들이다.

 

"우리에게 정말 시간이 없는 걸까? SNS를 둘러볼 시간은 있는데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면, 친구 만나서 다른 사람 욕할

시간은 있는데 운동할 시간은 없다면, 할 일은 쌓여 있는데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쉴 시간은 있다면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다. 시간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머리와 마음이 무엇을 느끼는지가 휴식의 질을 좌우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잠깐이라도 진정한 여유를 경험해보면 일상에서도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빈틈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만큼 진정한 휴식은 없다."

 

나는 나 자신에게 시간을 만들지 않았고, 잠시 멈춰서 진정한 휴식을 가진 적이 없다는 걸 알았다. 늘 몸 위주의 휴식을 취했고 마음의 휴식을 가져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그래서 2월 어느 날, 외근으로 출근 시간이 조금 늦어진 날, 매일 일어나던 시간에 눈이 떠져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일어나서 내가 좋아하는 따뜻한 보리차를 마시면서 하루일들을 정리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늘 아침에 출근하기 바빠서 정신없던 하루가 그 날 만큼은 참으로 여유롭고 우울감도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이 시간을 가지려고 5시에 일어나기 시작했고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쓰기 시작했다. 새벽에 타닥타닥 노트북 치는 소리가 일을 할 때 치는 키보드 소리와 틀리게 들렸고 그 소리가 좋아서 조금 더 기상

시간을 앞당겨 4시 30분에 일어나서 나만의 시간을 더 가지기 시작한 지 12일째다.

 

어제처럼 과음을 한날은 일어나기 무척 힘들지만 일어나 어제의 칼로리를 소모하고 오늘도 타닥타닥 키보드를 치고 있는 시간이 참으로 편안하고 좋다.

 

 

새벽 기상을 하면서 그날 업무 외 미뤄왔던 집안일이나 개인적인 일들을 스케줄에 넣고 관리하기 시작했다 

늘 마음속에 "아 저거 해놔야 하는데" 하면서 하지 않았던 숙제 같던 일들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아이기 읽지 않는 책들을 정리하고 

입지 않던 옷장 정리를 틈틈이 하고 

아침 시간이 여유로우니 아이 아침 식사에 더 신경 쓸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작년부터 아프기 시작한 허리는 아침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아픈 날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간헐적 다이어터로 회사에서 대부분 점심을 먹지 않아서 점심시간에 모바일 쇼핑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았는데

이런 점심시간도 개인적으로 귀찮아서 미뤄왔던 미용실 가기, 병원 예약하기, 독서 등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면서 

전체적인 시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고 이런 작은 일들을 해내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고 이 성취감은 다음날 일찍 일어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우울감도 많이 나아지고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너무 힘들었던 회사 생활도 다시 생기를 좀 찾은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이가 알아버렸다.. 내가 새벽 기상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엄마로서 작심 3일 후 포기하는 모습이 보여주고 싶지 않고, 무언가 시작하면 끈기 있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오늘도 새벽 기상을 하는 것 같다.

 

 

"꿈꾸지 않는 곳, 희망을 버리고 나 자신을 방치해 둔 바로 그곳이 지옥입니다"